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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0년대 다른 중남미 국가와 유사하게 아르헨티나도 극심한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소비자 물가 지수(CPI)는 1989년 3,079%를 기록했고, 이듬해에 2,314%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연간 인플레이션 추이(세계은행)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당시 아르헨티나 Monem 정부의 경제부 장관 Domingo Cavallo는 유명한 태환법을 포함하여 국가 경제조직의 중대한 전환을 수행했다.

 

미국 달러와 아르헨티나 페소를 1대1의 가치로 고정하는 '고정환율제'의 도입을 통해 꾀 오랜기간 아르헨티나는 인플레이션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누렸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고정환율제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고 경기를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고정환율제가 성공했던 데에는 4가지 단계를 거쳤다.

 

1. 화폐 공급 조절

고정환율제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게 화폐 발행의 책임을 부여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과도한 통화 공급을 제한하고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따라서 통화량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2. 외환 보유 증가

또한 아르헨티나의 고정환율제는 미국 달러와의 고정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외환 보유를 증가시켰다.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외환 시장에 개입하여 외환을 구매하고 확보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아르헨티나의 외환 보유액을 높여 외환 위기에 대비하고 외환 부족으로 인한 긴축적 조치를 감소시킬 수 있도록 했다.

 

3. 경제 개혁

고정환율제 도입 이전에는 아르헨티나의 경제 구조와 정책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 그러나 고정환율제는 경제 개혁의 중요한 요소였고, 이를 통해 금융 시장의 개방, 무역 제한의 완화, 사회보장체계 개선 등 다양한 구조적 개혁이 이루어졌다.

 

4. 신뢰 회복

아르헨티나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심각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경제적 불안과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하락했었다. 고정환율제를 통해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통화량을 조절하게 되고 외환보유고가 증가하자 세계 금융 시장으로 하여금 아르헨티나의 외환 및 통화시장이 안정성을 되찾았음을 느끼게 했다. 또한 금융시장 개방, 외국인 투자 유치, 경제 다각화, 사회보장체계 개선 등 적극적인 경제 구조 개선 정책들이 더해져 아르헨티나 경제의 예측 가능성을 증가시켰고 외환 위기를 예방하고자 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경제 안정성을 회복하고 신뢰를 재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고정환율제의 한계

위와 같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는 결국 2001년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았다.

 

고정환율제의 고질적인 한계 때문이다.

 

고정환율제는 외부 환경 특히 외환시장의 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미국(기축통화국)의 금리 인상, 국제 금융 시장의 위기, 원자재 가격의 변동 등으로 인해 급격한 달러 선호 현상이 발생하면 고정환율제를 시행하는 국가의 달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국 통화의 자연스러운 평가절하를 강제로 절상 상태로 묶어두게 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절하된 타국의 통화에 비해 가치가 높게 책정되어 극심한 수출악화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고정환율제는 시스템적 한계가 명확하다. 고정된 환율은 자국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제한하여 경제의 다른 측면들과의 조율을 어렵게 만들고, 이로 인해 경제 변동에 대응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더하여 고정환율제가 유지되기 위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재무지원이 필요한데 앞선 사례처럼 세계적인 달러 강세가 지속되거나, 수출악화, 자본도피 현상이 발생하면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

 

이러한 한계들이 여실히 들어난 사건이 바로 1999년 브라질 헤알화 평가절하로 촉발된 아르헨티나 수출악화 사태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전체 근로자의 30%가 한 순간에 실직했고, 전 국민의 70% 가까이가 빈곤층으로 전락했으며, 결국 아르헨티나 건국 역사상 두 번째 디폴트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디폴트 선언과 함께 아르헨티나는 고정환율제를 반 강제적으로 포기했고 그 이후로 계속 평균 20%대의 인플레이션과 중남미에서 사실상 가장 낮은 임금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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