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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5가지 정도이다.

 

수요의 증가, 공급의 감소, 통화량 증가, 자국의 화폐가치 하락,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1. 수요의 증가

국민 100명이 거주하는 A라는 국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원래 A국에는 100개의 빵과 1원 짜리 동전 100개가 있어서 모든 국민은 각각 1원짜리로 빵 한 개씩을 소비했다.

 

그런데 A국 국민들 사이에 인스타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빵 2개를 먹는 것을 뽐내는게 인기를 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영혼을 끌어모아 빵 2개를 사먹고 이를 SNS에 인증했다.

 

빵은 100개 그대로인데 2개씩 먹으려는 사람이 늘어나 결국 빵 가격은 두 배가 되었다.

 

 

2. 공급의 감소

사람들이 빵 2개씩 먹으려고 과도한 영끌과 대출, 절도와 강도가 성행하자 A국 정부가 강하게 규제했다.

다행히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1원짜리로 빵 1개씩만 소비하는 생활로 돌아와 가격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얼마 후 또 다시 빵가격이 두 배가 되었다.

매일 빵 50개씩 생산하던 2개의 공장 중 하나가 불에 완전히 타버렸기 때문이다.

 

1원짜리 동전은 100개가 있는데 빵은 50개 밖에 없어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빵 가격을 더 쳐 줄테니 본인한테 팔라고 아우성을치는 바람에 사람들은 또 영끌하고 훔쳐서 빵을 구매한 탓이다.

 

 

3. 통화량 증가

시간이 지나 공장이 회복되어 빵 100개를 생산하게 했고 사람들은 다시 평화를 되찾은듯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빵가격이 또 두 배가 되었다.

A국 정부가 빵이 없어 굶는 국민들을 도와주기 위해 1원짜리 동전 100개를 추가로 생산해서 사람들에게 1원씩 나눠줬었기 때문이다.

 

빵이 다시 100개가 되었고 A국 사람들은 이제 두 개의 빵을 살수 있게 될 것 같지만 빵의 총 수는 100개 그대로이기 때문에 기존 1원짜리 빵의 가격은 결국 수요증가에 맞춰 가격이 두 배가 된다. 왜? 가격을 두배로 올려도 팔리니까.(가격을 올려도 여전히 예전처럼 빵 1개는 사람들이 살 수 있으니까)

 

이러한 이유로 공급의 증가 없이 발생하는 통화량의 증가는 인플레를 유발한다.

 

4. 자국 화폐가치의 하락

위와 같은 이유로 A국 정부는 함부로 통화량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또 인플레가 발생했다. 어째서인가?

사실 A국은 빵 100개를 모두 미국에서 1개당 1달러를 주고 사왔었다. 그렇다, 기존에 A국 환율은 1달러 = 1원 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타노스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시중에 있는 달러 절반을 없에버렸고, 달러 가격이 두 배로 올랐다. 이제 1달러짜리 빵을 사오려면 2원을 지불해야한다.

 

빵 가격이 두배로 올랐다.

 

 

5.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

미국 국민들이 합심하여 타노스를 무찌르고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1달러는 다시 1원으로 살 수 있게 되었고, 빵 가격도 1원이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빵 가격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다. 왜인가?

 

기존에 숱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A국 사람들이 언제 또 공장에 불이나거나, 미국에 타노스가 또 대통령에 당선되어 빵 가격이 두 배로 오를지 몰라 두려워 했기 때문이다.

 

A국 사람들은 언제든 빵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빵을 사재기 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빵 100개는 여전히 아무런 문제 없이 그대로 있지만 사람들의 빵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수요를 증가시키고 가격을 높였다.

 

 

아르헨티나는 왜 그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나?

블룸버그

2023년 5월 15일

 

현재 아르헨티나를 강타하고 있는 109%의 물가상승률의 원인들은 표현방식은 약간 다르지만 역시 위에 소개한 5가지와 일맥상통한다.

 

재정적자, 환율상승, 국제 공급망 병목현상, 인플레 무력감이 바로 그것이다.

 

1. 재정적자

재정적자는 정부가 빚을 내서 나라를 운영했다는 뜻이다.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국가가 빚을 지고 빌려온 돈은 대부분 다시 임금, 지원금, 투자금, 사업비용 등 여러 형태로 사회에 투입된다.

 

따라서 정부의 재정적자는 통화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물가상승으로 귀결된다.

 

펜데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영국, 한국, 일본과 같은 경제대국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수많은 정부들이 너나할것 없이 빚을내서 자국의 국민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아르헨티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펜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3월, 아르헨티나 정부는 급격한 실업률 상승을 우려하여 '해고를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고용의 75%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41,000개가 경제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했고, 이는 지난 2001/2년 최악의 경제위기 당시보다도 두 배가 넘는 폐업률이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악독한 아르헨티나 고용시장에 환멸을 느끼고 너도나도 탈출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사실 펜데믹 이전부터 꾀 오래시간 고질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려왔다.

출처: 세계은행

 

"El proceso inflacionario viene de muchos años atrás y se debe a que no se corrigió la causa de fondo: el financiamiento del déficit con emisión", Ledesma 경제컨설턴트 Gabriel Caamaño Gómez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의 과정은 매우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고 이는 '화폐 발행을 통한 적자 자금 조달'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시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No era grave el endeudamiento en pesos, precisamente porque era en pesos, y eso terminó generando una corrida que llevó al Banco Central a imprimir 3 puntos del Producto Interno Bruto para evitar que la curva en pesos entre en default.", 전 경제부장관 Martín Gusmán
페소 부채는 심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페소로 진 빚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페소가 디폴트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0.03%에 해당하는 화폐를 추가로 인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El principal problema no es tanto el déficit fiscal sino cuánto se puede financiar del déficit."
"Los potenciales pueden financiar el déficit que necesiten, nosotros no podemos financiar casi 1.9% del PIB como va a pasar este año."
, 애널리틱 컨설턴트 Claudio Caprarulo
중요한 문제는 재정 적자 자체가 아니라 적자 중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강대국들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적자를 (마음껏) 조달할 수 있지만, 올해 아르헨티나에 일어날 GDP 대비 1.9%의 적자를 우리는 조달할 수 없습니다.

.

2. 환율상승

세계 경기의 침체,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유발한 달러 가치의 상승은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전 세계의 화폐 가치 하락을 유발한다. 활발한 교역을 통해 자국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의 화폐 가치 하락은 자국 생산제품의 상대적 가격 하락을 유발함으로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지만, 생산비용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아르헨티나에서는 결국 비싼 달러를 주고 생산설비, 원재료 등을 수입해오게 되면 설령 무역수지에서 흑자를 내더라도 자국 내 물가상승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출처: 구글금융, 1달러 구매를 위한 아르헨티나 페소 가격

 

출처: 구글금융, 1달러 구매를 위한 한국 원 가격

특정 기간동안 상승과 하락을 통해 일정한 가격대를 유지하는 한국의 원달러 환율에 비해 아르헨티나 페소 대비 달러는 지난 20년 넘는 기간동안 단 한번도 가격이 하락한 적이 없다.

 

 

3. 국제 공급망 병목현상

펜데믹 위기에 더하여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더하여 심화되는 미-중 경쟁과 신보호무역주의의 등장은 불타는 아르헨티나 물가 상승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4. 인플레 무력감

지난 2007년 이후 아르헨티나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은 단 한 번도 20%대 밑으로 내려온 적이 없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고인플레 상황은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무기력감을 느끼게 만들고 투자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La inflación es un proceso que ganó mucha inercia. Los agentes lo tienen muy incorporado en su toma decisiones. Tienen una estrategia de cobertura internalizada.", Caamaño Gómez
인플레이션은 매우 많은 무기력증을 얻게하는 과정입니다. 경제주체들은 자신들의 의사결정에 이를 언제나 포함시켜두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헤징 전략은 이미 내재화되어있습니다.

 

 

초인플레이션에 대한 해법은?

블룸버그가 조언을 구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하나 같이 '재정균형'과 '통화정책'이었다.

화폐발행을 줄이고 재정 적자를 감소시켜 재정균형을 확보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없다면 경제주체들의 자본도피, 투자회수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모두 동의했다.

 

곧 망할 것만 같은 위태로운 투자처에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자금을 투입할 사람은 세상에 없다.

달러의 유출은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 하락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고, 페소 절하로 인해 증가하는 비용을 계속 화폐 발행과 부채확대를 통해 계속 충당한다면 화폐가치는 더 빨리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천장을 모르고 상승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과거 아르헨티나의 '고정환율제' 정책은 그 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결함으로 인해 결국 최악의 위기를 유발하고 끝났지만 일시적으로나마 '경제주체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측면에서 분명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인플레를 억제하는 효과를 봤다.

 

2023.06.03 - [라틴아메리카 경제] - [아르헨티나 경제] 1991년 아르헨티나 고정환율제 정책이 어떻게 인플레이션 감소에 효과가 있었나?

 

[아르헨티나 경제] 1991년 아르헨티나 고정환율제 정책이 어떻게 인플레이션 감소에 효과가 있었

지난 1980년대 다른 중남미 국가와 유사하게 아르헨티나도 극심한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소비자 물가 지수(CPI)는 1989년 3,079%를 기록했고, 이듬해에 2,314%를 기록했다.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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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곧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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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라탐 : 스페인어 공부 & 라틴아메리카 탐구

스페인어 공부하고 중남미로 돈 벌자 중남미에는 무궁무진한 기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든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심리적 거리가 줄어들고, 가까워진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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